내려다 본 도시건축박물관 | photo by. 이현준

옛 국세청 별관으로 쓰이던 건물은 본래 조선총독부 체신국이었다. 1937년 일제는 고종의 후궁이자 영친왕 생모인 순헌왕귀비의 사당으로 사용되던 곳에 이 건물을 세웠다. 이는 일제 침략의 잔재로 기록됐지만, 1978년부터 국세청 남대문 별관으로 쓰이며 서울시청 뒤편에 고스란히 자리 잡았다. 그러다가 2015년 건물을 철거했고 지난 3월 이 자리에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이 새롭게 개관했다.

국세청 별관으로 쓰이던 시절부터 이 건물 때문에 인근의 덕수궁과 성공회성당, 서울광장을 연결하는 경관축이 막힌다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이에 서울시는 이 건물을 철거하기 위해 2014년 2월 해당 부지와 청와대 사랑채 내 서울시 부지를 교환키로 협의하고 이듬해 5월 소유권을 이전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설립된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은 지난 3월 27일 프리비엔날레를 시작으로 개관식과 개관 전시, 국제 컨퍼런스를 진행하며 지난 10월 임시 개관한 이후 약 5개월 만에 정식 개관했다. 총 사업비 340억 원이 투입된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은 지상 1층~지하 3층, 연면적 2,998㎡ 규모로 조성됐는데 전시관의 지하 1~3층은 서울 도시 건축의 발전 과정과 미래상을 보여주는 전시 공간이, 지상 1층 옥상 공간엔 시민광장이 들어섰다. 덕수궁 돌담 높이와 비슷한 지상 2.8m 지점에 있어 광장에 오르면 세종대로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도시건축박물관 내부 모습 | photo by. 이현준

개관 전시는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비엔나 공공주거 사례인 시영 주택(municipal housing)의 역사와 미래를 담은 멀티미디어 여행 전시(multimedia travelling exhibition)로, 비엔나의 사회와 기술 및 도시 계획 간의 지속적인 상호 작용을 살펴봄으로써 미래 서울이 나아갈 도시 건축의 정책적 방향성을 모색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와 함께 총 3개의 갤러리에서 서울도시건축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전시한다. 갤러리 1에서는 ‘도시를 기록하다’를 주제로 사직동, 내수동, 신계동, 거여동 등 1930년대부터 60~70년대 과거 도시 모습에 대한 전시를, 갤러리 2에서는 ‘도시 혁신 촉매제로서 기반 시설’이라는 주제로 영상 자료와 서울시 모형을 통해 서울시의 현재 도시기반시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갤러리 3에서는 ‘공공건축과 건축가의 역할’을 주제로 일본 구호 주택을 통해 건축가로서의 사회적 역할을 상기시켜주는 전시를 기획했다.

도시건축박물관 전경 | photo by. 이현준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이 또 하나의 시민 소통 공간, 문화 향유 공간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서울의 도시 형성 과정과 배경, 역사성과 지역성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고 건축을 비롯한 공간 환경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전문가들 뿐 아니라 시민 누구나 함께 나누고 향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의 도시 발전 과정과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도시, 건축, 공간 분야의 플랫폼이 될 서울건축전시관은 세종대로 119번지에 자리 잡고 있으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누구나 무료로 관람 가능하다.

저작권자 © 한국목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