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목재신문
윤형운 발행인

최근 2주 동안 20여 회사를 방문했다. 회사의 대표들은 표정이 매우 어두웠다. 방문한 업체 대부분이 매출이 곤두박질치고 내일을 예측하기 어렵고 막막하고 답답하다는 호소가 대부분이었다. 공급과잉과 곤두박치는 가격, 예상을 벗어난 수요 감소와 환율 상승의 삼중고가 대다수 업체의 현실이다. 이런 현상은 매년 반복되어 보이는 듯싶지만 지금 상황은 과거의 어느 때보다 심각해 보이는데 동의한다. 한계 상황이라는 인식이 자리하고 있다. 앞으로 수많은 업체들이 문을 닫을 것이다. 그것도 매우 고통스럽게 말이다.

대부분 간과하고 있었겠지만 지난 통계는 몇 가지를 시사한다. 10년간 총목재수요는 10% 정도 늘어 2018년 기준 3030만 입방미터(㎥) 정도다, 여기에 국산원목(457만㎥)과 연료용 수입목재제품(503만㎥) 960만㎥를 제외하면 기존 수입 원목과 목재제품은 10년 전에 비해 4~500만㎥ 이상 줄었다. 수입원목은 10년 전에 비해 220만㎥나 줄었고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이로 인해 많은 제재소들이 일감이 없어 문을 닫아야 했다. 합판이나 보드류, 구조재, 집성판 수입업체들도 매출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수입량을 늘리고 낮은 가격으로 공략한 결과, 시장의 공급과잉은 계속됐다. 현대화된 창고들은 업체들의 욕심에 비례하는 양만큼 두 세배이상 급격하게 늘어나게 됐다.

이에 반해 목재사용을 막는 각종 법과 제도는 점점 더 강력해져 친환경 목재제품의 진입을 사실상 막고 있다. 녹색친환경, 저에너지시대의 기조와는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목재이용법의 품질표시제는 여전히 불완전해서 목재회사들의 비용과 시간투자에 대한 긍정적 효과가 있을지 미지수다. 품질표시제 정착은 매우 중요한 유통질서의 기반이지만 기관과 업체 모두 여러 모로 역부족인 상태다.

과연 이대로 계속가면 어찌될 것인가? 그 대답은 너무 쉽다. 공멸이다. 왜냐면 우리세대가 목재사용환경 기반조성에 투자해 놓은 게 없기 때문이다. 소통과 공감의 창구가 닫혀 진 채 너무 오래 방치돼왔다. 목재산업사회를 점진적이고 탄탄하게 발전시키고자하는 대의도 노력도 실종된 지 오래다. 중견기업은 중소기업과 대화를 하지 않고 수요와 공급, 시장질서, 유통 선진화에 대해 원칙을 세우고 지켜간 적이 없기 때문이다. 기업의 외형은 커졌으나 속은 점점 곪아가서 언제 무너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얼마나 우리세대가 목재사용환경 기반조성에 투자를 하지 안했으면 목재제품이 친환경인증조차도 받기 어렵게 되었을까! 깊은 탄식이 절로 나온다.

목재 언론사들이 아무리 기사를 쓴들 목재산업 종사자들의 행동이 없다면 지금의 진흙탕을 맑게 할 수가 없다. 우리가 목재사용환경 기반조성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눈앞의 이익만 쫒으면 더 암담한 현실이 우리를 기다릴 뿐임을 각성해야 한다. 이제는 이기심을 버리고 모두가 함께 좀 더 나아질 수 있는 환경에 투자해야 한다. 목재사용을 위한 공공적 노력과 시장 질서를 위한 협단체의 강력한 행동이 필요할 때다. 제품의 규격과 등급을 지키고 정상가격 판매 즉, 적정이윤 확보를 위해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 기업이 목재이용확대를 위해 또 시장질서 확립을 위해 공적 대의적 노력과 동참 없이 이 시장을 절대로 개선할 수 없다. 위기가 와도 미래가 있다면 그 위기는 어쩌면 꼭 필요한 과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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